정민철과 류현진의 비슷한 행보
이글스에는 에이스라고 불렸던 투수와 에이스라고 불리는 투수가 있습니다. 1990년대를 주름잡던 이글스의 Ace23 정민철코치와 2006년 데뷔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괴물 류현진선수입니다. 이글스에는 컨트롤의 마법사 이상군, 언더핸드 한희민, 프로야구 투수의 전설 송진우, 연습생신화 한용덕, 대성불패 구대성등 좋은 투수가 많았지만 92년을 기점으로 전력이 하락한 이글스팀을 이끌었던 선수는 에이스 정민철이었습니다.
정민철은 92년 당시 강팀이었던 이글스에 입단하여 방어율2위를 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고 팀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였습니다. 쉽게 우승할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시즌4위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어렵게 올라온 자이언츠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준우승에 머무릅니다. 그후 93년부터 팀의 주축선수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팀전력이 약화되고 팀성적도 하락하게 됩니다. 정민철은 홀로 이글스팀을 이끌게 되었고, 정민철은 매년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적은 승수와 많은 패수를 기록하게 됩니다. 특히 94년(방어율1위 탈삼진1위), 96년(최다이닝1위), 97년(탈삼진1위)모두 200이닝 이상 던졌으며 WHIP도 1.00~1.06으로 매우 좋았으며 평균자책점이 낮음에도 두자리수 패배를 기록하게 됩니다. 특히 94년도에는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승리하지 못한경기가 9경기나 되며 그 9경기중에 7경기가 패전으로 기록되는 불운을 겪기도 합니다.
류현진선수를 보면 정민철코치가 오버랩이 됩니다. 류현진 역시 2006년 당시 강팀이었던 이글스에 입단하여 18승, 2.23의 평균자책점, 204개의 삼진을 잡으며 투수 3관왕,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고 팀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였으나 라이온즈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무릅니다. 2008년부터 기존선수들의 은퇴와 기량하락, 성장하지 못한 젊은 선수들이 팀의 주축이되면서 팀전력이 약화되고 팀성적도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류현진 홀로 이글스팀을 이끌게 되었고, 류현진 역시 좋은 투구내용에도 불구하고 약한 팀전력으로 인하여 많은 승수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정민철코치와 매우 비슷합니다. 특히 2010년에는 1.82의 평균자책점, 한시즌 2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2009년까지 합하면 2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었는데요. 팀선수들이 조금만 도와줬더라면 20승에 도전해볼만했던 시즌이었습니다. 2012년에도 시즌이 시작되고 선발등판 3경기에서 23이닝 3자책점으로 1.1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였으나 1승도 올리지 못하고 1패만 기록하고 있습니다. 23이닝동안 타자들은 단 2점을 얻는데 그쳤습니다. 올해도 불운은 계속되는것처럼 보입니다.
정민철과 류현진이 다른점은 정민철은 최고가 되지 못하였지만 류현진은 최고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최고의 투수=다승왕, 최고의 타자=홈런왕이라는 인식때문일것입니다. 지금은 조금 덜하지만 90년대만해도 최고의 투수=다승왕, 최고의 타자=홈런왕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지금처럼 4경기 모두 중계가 되지 않았고 스포츠뉴스에서 나오는 1~2경기 하이라이트가 전부였습니다.(나머지경기는 경기결과만 나왔습니다). 방송은 화제성이있는 다승, 홈런에 집중되기때문에 잘던졌어도 승리를 하지 못하면 잊혀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민철코치가 유일하게 없는 타이틀이 다승1위입니다. 승률, 평균자책점, 탈삼진은 1위를 하였지만 다승은 1위를 하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류현진은 데뷔시즌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부분에서 1위를 차지하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고 신인상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였고 그 이후에도 꾸준한 활약으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약간의 차이점도 있지만 정민철과 류현진은 비슷한 길을 가고 있습니다. 정민철은 데뷔 8년차인 1999년에 한국시리즈에서 자이언츠를 누르고 우승을 맛보았습니다. 그리고 해외진출에 성공하였습니다. 류현진은 이제 데뷔 7년차입니다. 2012년 이글스는 박찬호, 송신영, 김태균을 영입하며 4강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류현진이 데뷔 8년차가 되는 2013년 이글스가 우승할 수 있을지, 그리고 류현진도 해외진출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언제 해외진출을 하게되는지 지켜보는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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